이 지역은 강력한 로마 제국에 저항했다
중세 시대는 독특한 관습으로 가득했던 시기였으며, 그중에서도 동물을 재판에 세우는 일은 가장 기묘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돼지가 살인 혐의로 기소되거나, 해충 떼가 성직자들에 의해 파문당하는 등 이러한 이색적인 법적 절차는 당시의 법, 종교, 그리고 민속 신앙이 얽혀 있던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혼란과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중세 사회는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 속에서 동물들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법정의 피고로 다루며 법률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비정상적인 법적 논쟁이 당시에는 타당하다고 여겨졌을까? 그리고 이 재판들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중세의 독특한 관습 속 숨겨진 이야기를 확인해보자!
중세 시대에는 가축화된 돼지부터 해충에 이르기까지 동물이 법적 재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에게 해를 끼친 동물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시대에는 두 가지 유형의 동물 재판이 있었다. 전통적인 세속 법정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농장 동물과 같은 개별 사건을 다루었고, 종교 재판은 메뚜기나 쥐와 같은 집단 감염을 다루었다.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동물은 종교 재판에서 파문되기도 했었다. 비록 교회에서 승인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의식은 신의 정의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되었다.
동물 재판의 대부분은 영성, 마법, 교회 교리를 결합하여 동물을 파문하고 마을을 정화하는 의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당연히 교회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역사학자들은 중세 동물 재판에 관한 약 200건의 기록을 발굴했으며, 가장 이른 사례는 120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재판은 법, 종교, 민속이 혼합된 독특한 방식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이루어졌다.
법정에 출두한 동물들 대부분은 황소, 말, 소와 같은 가축이었다. 이들은 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가축 외에도 메뚜기나 쥐와 같은 해충도 재판에 회부되었으나, 이러한 경우는 대체로 상징적 의미를 가진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유죄 판결을 받은 동물은 처형되기도 했지만, 해충이나 쥐 같은 경우는 그리 쉽게 제거되지 않았다.
동물 재판은 상세한 법적 절차를 포함, 일종의 공개 행사로 진행되었으며, 동물에게 변호사가 배정되는 일도 있었다. 중세 사회는 이 관행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나,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돼지는 인간과의 근접성 및 해를 끼칠 가능성 때문에 중세 법정에서 자주 피고로 등장했다. 이들 재판은 종종 돼지가 인간 범죄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처형되는 것으로 끝났다.
1457년 12월, 프랑스 사비니(Savigny)라는 마을에서는 한 암퇘지가 어린아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암퇘지의 새끼 돼지 여섯 마리가 난폭한 행동을 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마을은 최대한 많은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자 암퇘지의 주인마저 과실 혐의로 기소되었다. 암퇘지는 사형을 선고받고 거꾸로 매달려 처형되었는데, 이는 당시 흔히 볼 수 있는 처형 방식이었다.
이러한 동물 재판에서 다리를 매달아 죽이는 처형은 비교적 평범한 방식에 속했다. 실제로, 일부 동물은 인간과 동일한 법 적용을 받아 화형이나 참수와 같은 처벌을 받기도 했다.
중세 시대에는 사슴과 같은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권한이 오직 귀족 계층에만 주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고기는 매우 비싼 식재료였지만, 돼지는 일반인들에게 흔한 고기 공급원이었다. 야생 멧돼지는 사냥감으로 잡히거나 트러플을 찾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가축으로 키운 돼지는 필수 식량으로 자리 잡았고, 야생 멧돼지는 사냥꾼들의 주요 목표물이었다. 하지만 중세 돼지의 반야생적 특성은 사고를 일으키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고, 때로는 인간과의 치명적인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세에서 돼지는 생계를 상징했으며, 피부 질환, 복통, 관절염 등의 치료에 다양한 방식으로도 활용되었다.
또한 돼지는 중세 유럽 초기, 번영의 주요 원천으로 간주되었으며, 돼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먹을 것이 충분함을 나타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정용 저금통은 이를 반영하기 위해 '돼지 저금통(piggy bank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돼지는 신화와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재판에 얽힌 사건들과 상징적인 모습들은 중세 문학뿐만 아니라 현대 영화와 책에서도 묘사되었다.
1993년 영화 ‘The Hour of the Pig’은 돼지의 재판과 이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풍자적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의 변호사는 실존 인물인 바르톨로뮤 샤세네(Bartholomew Chassenee)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다. 그는 프랑스에서 농작물을 파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쥐를 변호한 사례로도 유명하다.
기록된 최초의 동물 재판은 1266년 프랑스 파리 근교의 퐁테네오로즈(Fontenay-aux-Roses)에서 열렸다. 15세기경에는 이 관행이 노르망디와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후 이 관습은 부르고뉴, 로렌, 피카르디, 샹파뉴 등 프랑스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결국 이탈리아, 독일, 저지대 국가들로 까지 확산되었다.
동물 재판은 대체로 비슷한 절차를 따랐다. 동물이 체포되면 공식적인 혐의가 제기되고, 일정 기간 감옥에 수감된 뒤 보안관이나 판사 앞에서 재판을 받았다. 대부분의 경우, 동물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동물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면 이에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묻는 경우가 있다. 그 예로, 개가 사람을 물면 안락사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법정에서 동물이 재판을 받는 전통적인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동물은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에 재판에 회부할 수 없다는 것이 현대의 관습법이기도 하다. 동물은 이성이 없기 때문에 범죄 의도를 품을 수 없으므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
현대의 법률 관행에 따르면 동물이 주인이나 관리인의 부주의로 인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동물이 아닌 사람이 동물 방치와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져야한다.
중세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지만, 혐의가 있는 동물은 사형에 처했다. 더불어 당시에는 만연했던 민간 신앙은 동물을 의인화하여(즉, 인간의 특성을 부여하여)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였다.
중세 시대에 동물 재판은 인간이 자연계에 대한 명백한 지배력과 권력을 되찾는 방법이기도 했다. 동물에 의한 상해는 인류의 지배력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되었고, 재판은 사람들이 이를 재확인하는 방법이 되었다.
동물의 공격으로 자식을 잃은 마을 주민들은 자연스레 슬픔과 예측할 수 없는 삶에 시달렸고, 동물 재판은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 중심의 우주 질서를 상징적으로 회복하는 방법으로 작용했다.
결국, 동물 재판은 시민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단순히 피해를 준 동물을 처치하는 것이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적 절차를 거친 재판은 공동체가 복수를 실행했다고 느끼게 만들었으며, 설령 그 대상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동물일지라도 사람들에게 일종의 정의를 구현한 듯한 만족감을 주었다.
출처: (TheCollector) (History Today) (Britannica)
동물에게 죄를 묻다? 중세시대 흔했던 동물재판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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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런 비정상적인 법적 논쟁이 당시에는 타당하다고 여겨졌을까? 그리고 이 재판들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중세의 독특한 관습 속 숨겨진 이야기를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