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세계는 숨 가쁘게 진화한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성공적인 제품 뒤에는, 출시 당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실행, 마케팅, 혹은 시기적인 문제로 실패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일부는 시대를 너무 앞서갔고, 일부는 기업의 우유부단함이나 소비자와의 공감 실패로 좌초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패했다고 해서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기술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작 중 일부는 이후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오늘날 우리가 소통하고, 길을 찾고, 일하고, 즐기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타임(Time) 매거진은 이러한 제품 중에서 영향력이 컸던 실패작들을 모아 순위를 정리하였다. 순위에 오른 제품들은 기술적으로 보나 상업적으로 보나 실패했지만, 그 유산은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과연 어떤 실패작들이 결국 오늘의 미래를 바꿨는지, 함께 확인해 보자!
한국의 소리바다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냅스터(Napster) 는 사실상 세계 최초이자 가장 유명했던 P2P MP3 음원파일 공유 서비스였다. 1999년에 출시되어, 사용자들이 음악 파일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냅스터는 음악 소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음악 산업에 미친 영향 외에도, 냅스터는 이후 인터넷 인프라와 스타트업 문화 형성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이 플랫폼의 대담한 비전은 수많은 기술 창업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그 개방성은 법적 분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서비스 종료로 이어졌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개념을 재정의하기 이전, 블랙베리(BlackBerry)는 모바일 세계의 지배자였다. 블랙베리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인터넷, 이메일, 그리고 BBM을 통한 실시간 메시징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해주었다. 2011년에는 5천만 대 이상이 판매되며 초기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었다.
그러나 블랙베리는 물리 키보드를 고수한 탓에 터치스크린을 선호하는 시장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고, 판매량은 2011년 5천만 대에서 2016년에는 400만 대로 급감했다. 지금은 과거의 명성이 희미해졌지만, 블랙베리가 보여준 혁신은 오늘날 스마트폰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미국의 포털 사이트 및 온라인 서비스 제공 업체인 AOL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넷의 첫 관문이었으며, 웹 콘텐츠와 인스턴트 메시징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척했다. 그러나 더 빠른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등장하고, Hotmail과 Gmail 같은 무료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면서 AOL의 지배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1997년에 출시된 팜파일럿 (Palm Pilot) PDA는 모바일 컴퓨팅에 혁신을 일으켰고, 출시 첫해에 1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후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전환에 실패하며 애플과 삼성 같은 거대 기업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지금은 TCL이 소유한 브랜드로 존재하지만, Palm은 기술적으로 큰 가능성을 놓친 사례로 남아 있다.
베타맥스(Betamax)는 1970년대 중반 소니가 개발한 비디오카세트 녹화 기기로, 당시에는 가정용 비디오의 미래로 여겨졌다. 비록 화질은 우수했지만 가격이 높고 차별점이 크지 않아 결국 VHS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제는 현실적인 자동차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테슬라는 179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며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입증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GM(제너럴 모터스)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EV-1을 선보였지만, 총 2,500대도 되지 않는 수량만 생산했고 판매가 아닌 리스 방식으로만 제공되었다. 결국 전기차 시장을 너무 '틈새시장'으로 본 GM은 EV-1을 전량 회수하고 폐기했다.
네트스케이프(Netscape)는 30년 전 등장한 초기 웹 브라우저 중 하나로, 인터넷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독점금지 소송에서 승리하는 등 법적 선례도 남겼다. 브라우저 경쟁에서는 패배했지만, AOL에 42억 달러에 인수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8은 2012년 출시되면서 기존의 시작 버튼을 없애고 터치 친화적인 타일 기반 인터페이스로 대체했다. 이는 PC와 태블릿 운영체제를 통합하려는 시도였지만, 데스크탑 사용자들에게는 더 큰 혼란을 주었고 다른 윈도우 버전에 비해 판매량이 저조했다.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한국의 싸이월드처럼, 한때 인터넷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경력을 열어주고, 현대 소셜미디어의 기초를 닦은 플랫폼이었다.
2005년, 뉴스코퍼레이션이 5억8천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 기업 내부의 정체로 인해 활력을 잃었고, 보다 민첩하게 움직이며 인스타그램(2012년 10억 달러 인수) 같은 전략적 선택을 한 페이스북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알타비스타(Altavista)는 1995년에 등장해, 사용자가 컴퓨터에 질문을 입력하면 답을 찾아주는 당시로선 마법 같은 기능을 제공했다. 이는 구글(Google)의 기반을 닦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정보 검색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소유권이 디지털 이큅먼트 → 콤팩 → CMGI → 야후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잃었고, 리더십 부재로 인해 구글에게 자리를 넘기게 되었다.
2012년에 출시된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는 스카이다이빙 생중계와 보그(Vogue) 매거진 피처 등 화려한 공개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세련된 공상 과학 아이웨어는 기술 기반 생활과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로 마케팅되었다.
그러나 1,500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몰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졌고, 공공장소에서의 금지 조치까지 이어졌다. 결국 대중화에는 실패했지만, 이 경험은 웨어러블 기술이 성공하려면 먼저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세가 드림캐스트(Dreamcast)는 1998~1999년 출시된 혁신적인 게임 콘솔로, 최초로 온라인 플레이 기능과 세컨드 스크린 컨트롤러를 내장한 점에서 기술적 선구자라 평가받는다. 그러나 소니와 닌텐도 같은 경쟁사들의 막강한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에 밀려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으며, 이후 '컬트 클래식'으로 회자되는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
아이폰 이전, 애플은 모토로라와의 협업을 통해 2005년 ‘ROKR E1’을 출시하며 모바일 음악 시장에 발을 들였다. iTunes 기능을 탑재했지만 느린 성능과 제한된 저장 용량으로 인해 시장에서 실패했고, 결국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은 오늘날의 스트리밍 중심 스마트폰 현실을 예고한 사례로 남았다.
세그웨이(Segway)는 2000년대 초반 기술 낙관주의를 상징하는 자가 균형 전동 스쿠터로, ‘도보 이동을 대체할 미래형 교통수단’이라는 비전을 품고 출시되었다. 실제로는 대중적인 보행 수단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호버보드 등 이후 유사한 개인 이동기기의 개발에 영향을 주었다.
QR 코드는 복잡한 URL을 입력하는 대신 기호를 스캔함으로써 디지털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미적인 요소의 부족 등으로 인해 초기에는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R 코드는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레스토랑 등에서는 종이 메뉴판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페블(Pebble)은 애플이나 삼성이 본격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기 전인 2012년, 킥스타터에서 1천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다양한 워치페이스와 서드파티 앱을 통해 활발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하지만 대형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금 부족으로 인해 2016년 핏빗(Fitbit)에 자산을 매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페블의 혁신은 현재의 스마트워치 기능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News Corp가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으로 선보인 ‘더 데일리(The Daily)’는 몰입형 시각 요소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았으나, 유료 구독 모델과 애플과의 수익 공유 구조로 인해 수익화에 실패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비록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모바일 중심의 뉴스 소비 시대를 예견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맵퀘스트(MapQuest)는 인터넷 초창기 수많은 도로 여행객들에게 인쇄 가능한 경로를 제공하며 온라인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구글 지도와 애플 지도 같은 실시간 스마트폰 기반 GPS 앱이 등장하면서 점차 존재감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맵퀘스트는 우리가 현재 이용하는 디지털 지도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였다.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Virtual Boy)는 1995년 출시된 테이블형 콘솔로, '가상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지만 실제로는 불편한 착용감과 조악한 3D 그래픽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대중의 VR 기술에 대한 초기 호기심을 자극하며 향후 몰입형 기술의 개념적 기반을 닦았다.
티보(TiVo)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비디오 녹화기(DVR) 중 하나로, 사용자가 방송을 일시 정지하거나 되감고 광고를 건너뛰는 기능을 통해 TV 시청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TiVo의 기술은 너무나도 강력하여 브랜드 이름 자체가 '녹화하다'는 동의어로 쓰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케이블 기업과의 충돌을 피하고 주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소극적인 전략은 결국 발목을 잡았다. 16억 달러에 이르는 특허 소송에서 승소하긴 했지만,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브랜드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사례는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를 어떻게 마케팅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
출처: (Time Magazine)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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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세계는 숨 가쁘게 진화한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성공적인 제품 뒤에는, 출시 당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실행, 마케팅, 혹은 시기적인 문제로 실패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일부는 시대를 너무 앞서갔고, 일부는 기업의 우유부단함이나 소비자와의 공감 실패로 좌초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패했다고 해서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기술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작 중 일부는 이후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오늘날 우리가 소통하고, 길을 찾고, 일하고, 즐기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타임(Time) 매거진은 이러한 제품 중에서 영향력이 컸던 실패작들을 모아 순위를 정리하였다. 순위에 오른 제품들은 기술적으로 보나 상업적으로 보나 실패했지만, 그 유산은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과연 어떤 실패작들이 결국 오늘의 미래를 바꿨는지, 함께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