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종종 청빈과 소박함의 서약으로 상징되곤 한다. 그러나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의 재정적 현실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추기경들은 상당한 급여를 받으며, 넓은 관저에서 무료로 거주하고,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전통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는 추기경들의 급여를 삭감하고, 교황 전용 아파트 대신 검소한 게스트 하우스를 선택해 거주했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교회의 '청빈' 교리와 실제 재정 운영 간의 균형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교황과 추기경들은 어떤 급여와 혜택을 받을까? 궁금했던 이야기, 그들의 연봉을 확인해 보자.
가톨릭 교회의 위계 구조 내에서 성직자들의 급여는 직책과 책임에 따라 달라진다. 바티칸 부서에서 일하는 추기경들은 월 4,000~5,000유로(약 590만~740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
2021년 3월, 교황청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의 급여를 10% 삭감하도록 지시했다. 이 조치로 인해 주로 개인 비서를 고용하는 데 사용되던 약 500유로(약 74만 원) 상당의 월 수당 두 건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검소함과 봉사를 중심에 두는 교회 지도부를 지향했던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의 광범위한 개혁 정신을 반영한다.
이번 급여 삭감은 바티칸 부서를 이끄는 약 20명의 추기경들에게만 적용되었고, 전 세계 230명 이상의 추기경으로 구성된 추기경단 전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교황은 이 조치를 로마 본부의 고위 지도자들부터 시작함으로써 재정 개혁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주교들의 급여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월 2,500~3,000유로(약 370만~44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교구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추가 수당이나 지원을 받기도 한다.
주교들은 종종 무료 주거, 식사, 차량 제공 등의 혜택을 받으며, 여행 경비도 교회에서 부담한다. 이로 인해 이들의 총 보상은 단순한 급여를 훨씬 초과하게 된다.
교황의 경우, 월 약 30,000유로(약 4,400만 원)의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수령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전임 교황들이 받아온 상징적인 월 수당인 2,500유로(약 270만 원)도 거절했다. 다만 교황의 생계 비용은 전적으로 교황청에서 부담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생활 방식을 성 프란치스코의 삶에서 본받고자 했다. 교황의 사치와 소득을 거부함으로써, 그는 신학적·윤리적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금욕주의가 아닌, 교회의 우선순위를 봉사, 겸손,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로 재정립하기 위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전통적인 교황 궁전 대신 바티칸의 소박한 게스트하우스인 ‘산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에서 거주하며 검소함을 실천했고, 이로 인해 유지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는 16세기 이후 교황들이 ‘사도 궁전(Apostolic Palace)’에서 거주해 왔다. 이는 1605년 교황 바오로 5세가 선택한 곳으로, 바티칸의 권위 중심지를 상징해 왔다.
고위 성직자들 역시 바티칸 소유 건물에 무상 또는 시세 이하의 임대료로 거주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로마 내 일부 고급 아파트도 이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이러한 특혜의 상당 부분을 중단했다. 그는 추기경 및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거 보조금 폐지를 단행했으며, 이는 교회 내부 문화를 특권에서 투명성과 소박함으로 전환하려는 개혁의 일환이었다.
고위급 성직자들은 급여 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국제 출장 경비, 전용 차량 및 운전기사, 의료 서비스, 경호 등은 모두 교회 운영을 위한 필요 경비로 간주되며, 개인 소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교황의 해외 방문 역시 바티칸이나 초청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며, 이는 개인적 여가 활동이 아닌 외교적·영적 임무의 일환으로 계획되고 수행된다.
베드로 성금(Peter's Pence)은 교황이 직접 감독하는 수세기 역사의 기부금 제도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이 기금은 교회의 자선 사역, 재난 구호, 어려운 공동체 지원 등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8년 사이, 베드로 성금 중 수천만 유로가 런던 첼시 지구의 고급 부동산 투자에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때의 투자 실패로 바티칸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2021년에는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안젤로 베츄 추기경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이 재판에 회부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재정 개혁을 단행했다. 교회 재정의 중앙 통제를 강화하고, 투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으며, 기부금의 윤리적 사용을 강조하였다.
바티칸의 재정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하나는 전 세계 교회를 관리하는 교황청(Holy See)이고, 다른 하나는 관광과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독립 국가인 바티칸 시국(Vatican City)이다.
수익이 좋은 해에는 바티칸 박물관이 8,000만 유로(약 1,18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이 수익은 종종 교황청의 적자 보전에 사용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관광 수입에 큰 타격을 주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대적인 예산 삭감을 단행해야 했다.
바티칸은 주권 국가로서 소득세, 재산세, 부가가치세 등 모든 세금에서 면제된다. 이는 바티칸 시국 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적용된다. 또한 고위 성직자들은 그들이 활동하는 국가에서도 세금 면제를 받는 경우가 많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기 말, 로마의 소년 교도소 ‘카살 델 마르모(Casal del Marmo)’ 내 파스타 공장을 돕기 위해 자신의 개인 계좌에서 20만 유로(약 2억 9,500만 원)를 기부했다. 이 기금은 공장의 대출금을 줄이고, 제품 가격을 낮추며, 수감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급여를 받지 않고, 추기경 급여를 삭감했으며, 고위 성직자들의 주택 보조 혜택도 종료시켰다. 그는 교회가 겸손과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실천하는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CNN) (Reuters) (Euro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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