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에서 선지자까지...
팬톤의 올해의 색상 발표는 디자인 업계에서 매우 기대되는 이벤트로, 패션, 인테리어,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다. 매년 팬톤이 선택한 색상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며 여러 산업에서 색상 팔레트를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팬톤의 색상 조합이 조류학과 자연사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팬톤의 색상과 새들의 연결고리는 자연 세계에 관한 연구가 현대 디자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들과 팬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알아보자.
로버트 리지웨이는 1886년부터 1929년까지 스미스소니언 미국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한 조류학자이자 화가로, 미국 전역의 다채로운 새들을 묘사해야 하는 독특한 과제에 직면했다.
리지웨이는 아메리칸 로빈의 붉은빛 주황색 가슴 깃털이나 퍼플 핀치의 와인 레드와 같은 새들의 생생한 색상을 과학적 정확도로 표현하고자 했다.
각 색상은 독자가 실제로 새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독창적이고 일관되며 설명적이어야 했다.
그러나 색상을 정확히 묘사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았다. 주변 빛, 근처 색상, 심지어 보는 사람의 인지 방식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조류학 분야에서 새들의 깃털 색상을 묘사할 공통 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더욱 필요하고 혁신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과제로 인해 조류학 분야에서 조류의 색채에 대한 보편적인 표준을 만드는 리지웨이의 작업은 필수적이면서도 당시에는 혁명적인 일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지웨이는 천 개가 넘는 수작업으로 그린 견본이 포함된 두 권의 색상 사전을 만들게된다.
머스터드 골드부터 피콕 블루까지 다양한 색상을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심하게 제작했다. 이 작업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컬러 시스템의 기초를 제공하게된다.
리지웨이는 최초의 공통 색상 어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그의 유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리지웨이는 자연주의자와 학자들에게 보편적인 의사소통 도구를 제공했다. 새들로 시작된 그의 색상 체계는 곧 예술, 과학, 산업으로 확대되었다.
정확하고 세밀한 색상 묘사는 새의 올바른 식별에 필수적이었다. 색조의 미세한 차이가 비슷한 종들을 구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블루 제이, 블루버드, 인디고 번팅은 모두 파란색 새이지만, 각각 고유한 색조를 지니고 있어 세밀하고 일관된 용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세부 지침이 있더라도 색상을 식별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인지 방식에 따라 복잡성을 더했다.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사람마다 색을 보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리지웨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차이에 상관없이 자연주의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표준 참조 체계를 만들었다.
리지웨이의 예술적 재능도 그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내 줄리아와 함께 그는 새들의 독특한 특징을 담은 세밀한 스케치와 그림을 제작했다.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종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자연사 삽화의 풍부한 예술적 전통에도 기여했다.
리지웨이 이전에도 색상 사전은 존재했지만, 대부분 미완성이거나 자연주의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았다. 리지웨이의 작업은 화학 염료의 발전 덕분에 가능했으며, 이로 인해 일관되고 생동감 있는 색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
리지웨이는 화학 염료를 활용해 이전의 식물성 염료 기반 노력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작할 수 있었다.
1886년에 발간된 그의 저서 『A Nomenclature of Colors for Naturalists』, 『자연주의자를 위한 색채 명명법』에서 리지웨이와 그의 아내는 색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페이지 전체를 칠한 뒤 균일성을 위해 색을 조각내어 스와치로 제작했다.
이를 통해 예를 들어 올리브 그린이 모든 복사본에서 동일하게 보이도록 했으며, 이 작업은 색상 식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1912년에는『Color Standards and Color Nomenclature』,『색상 표준 및 색상 명명법』을 출간하며 그의 작업을 확장했다. 이 가이드는 색조를 순백에서 검정까지 스펙트럼 형태로 배열하여 사용자가 색상을 정확히 일치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자연주의자, 디자이너, 우표 수집가, 심지어 식품 색채 전문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료가 되었으며, 리지웨이의 유산을 공고히 했다.
리지웨이의 색상 가이드는 자연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여전히 필수적인 도구로 남아 있다. 과학자, 예술가, 그리고 자연 애호가들이 자연 속 색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세기 중반, 인쇄와 광고 같은 산업은 리지웨이가 직면했던 것과 유사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 산업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고 다양한 미디어와 지역, 생산 방식에 걸쳐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고 구별 가능한 색상 표준이 필요하게 된다.
1960년대, 로렌스 허버트는 이러한 공백을 인식하고 팬톤(Pantone)을 설립했다. 그는 팬톤 매칭 시스템을 통해 리지웨이의 원칙을 산업적 규모로 확장했다.
이 시스템은 색상 매칭의 표준이 되었고, 패션, 마케팅, 디지털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팬톤의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은 색상의 힘을 기념하며, 이는 리지웨이의 선구적인 작업에서 뿌리를 내린 개념이다.
팬톤이 현대 디자인을 선도하는 한편, 리지웨이의 유산은 자연 세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전달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출처: (National Geographic) (NPR)
팬톤이 올해의 색을 선정하는 이유(모든 것은 새에서 출발하였다)
새와 과학이 어떻게 글로벌 컬러 트렌드를 만들 수 있었을까?
라이프 스타일 자연
팬톤의 올해의 색상 발표는 디자인 업계에서 매우 기대되는 이벤트로, 패션, 인테리어,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다. 매년 팬톤이 선택한 색상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며 여러 산업에서 색상 팔레트를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팬톤의 색상 조합이 조류학과 자연사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팬톤의 색상과 새들의 연결고리는 자연 세계에 관한 연구가 현대 디자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들과 팬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