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암 사례의 절반 이상은 7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발생하며, 미국은 암 진단을 받는 평균 연령이 66세로 나타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암 발생률이 특히 높으며, 10만 명당 약 1,552명에 달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노화가 암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중요한 과학적 가설에 따르면, 사람의 나이가 들수록 원래 건강했던 세포가 점차 기능을 잃고 오작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의 세포 성장 조절 및 손상 복구 메커니즘이 점점 비효율적으로 변하게 되며, 그로 인해 세포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축적된다. 현재도 이러한 노화 관련 암 발생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표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노화와 암 사이 어떤 연결고리가 숨어 있는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노화와 암의 관계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생물학적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며 그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생명체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시스템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유기물과 무기물로부터 영양을 얻어 생존과 성장,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인간의 몸도 다른 다세포 생물과 마찬가지로 서로 긴밀히 의존하는 생물학적 과정들의 집합체로, 그 복잡함은 로켓 설계만큼 방대하고, 자동차 조립 설비처럼 조직적이며, 컴퓨터 칩만큼 정밀하고 섬세하다.
하지만 모든 기계가 시간이 지나며 마모되고 손상되듯, 생물학적 과정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기능 저하를 겪게 된다. 그 결과 나타나는 전신적 노화의 한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암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꼽는다. 유전자는 단순히 단백질을 만드는 DNA 조각으로, 이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여러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DNA는 모든 세포 속에 존재하는 정보의 기본 단위이며, 우리는 이를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
모든 생명은 평생 동안 이 DNA를 청사진 삼아 대사 활동을 조절하고, 생존과 건강 유지를 위한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생명의 근원이자 성장과 유지의 엔진 역할을 하는 DNA가 어떻게 생명을 위협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인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지속적인 DNA 손상의 축적이다.
자외선, 환경 독소, 염증,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요인이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
알코올과 담배에 포함된 성분,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벤질부틸프탈레이트(BBP), 식품 방부제 및 첨가물인 벤조산나트륨과 구연산 등도 DNA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합성 식품 색소인 레드40과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가 함유된 인공 감미료 역시 DNA 손상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우리 몸은 이러한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다양한 단백질과 효소로 구성된 고정밀 DNA 복구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 메커니즘은 돌연변이, 절단, 비정상적인 구조 및 손상 부위를 효율적으로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복구 시스템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된다. 때로는 모든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거나, 아예 복구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복구되지 않은 돌연변이는 세포 분열 시 복제되며 점점 축적된다. 몸속에 이러한 변이가 많이 쌓일수록 세포 분열이 조절되지 않고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이가 증식하는 것을 막거나, 이미 변이를 축적해 암세포로 변해가는 세포로부터 몸을 지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바로 이때 면역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계는 원래 외부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동시에 암세포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의 면역계는 암세포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거나 과도하게 증식하는 세포를 식별하고, 표적 삼아 무력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노화된 신체에서는 면역계의 기능이 약화되어 병원체에 대한 방어력뿐 아니라 암세포를 제거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면역계 외에도, 암 발생과 종양 형성을 억제하는 특정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 단백질들은 세포에서 암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행동을 감지하면, 분자적 신호 전달 체계를 통해 다른 단백질에 경고를 보내 방어 반응을 촉발한다.
특히 p53이라는 단백질은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53은 DNA 손상, 저산소 상태, 방사선 노출, 암 유전자 활성화 등과 같은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이상이 감지되면 p53은 세포 분열을 멈추게 하여 손상된 DNA가 그대로 복제되어 새로운 세포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또한 DNA 손상이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할 경우, p53은 세포 자멸을 유도해 손상 세포의 제거까지 실행한다.
하지만 일정 연령이 지나면 p53의 기능 역시 저하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DNA 복구 과정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돌연변이가 누적되며 세포 분열 과정에서 새로운 세포로 전해지게 된다. 이러한 반복이 결국 암 발생 확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흔히 발생하는 암과 발생 시기별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유방암은 60세 이상의 여성에게서 가장 흔히 진단된다. 실제로 65세 이후 유방암 발병률은 45세에서 65세 사이 여성보다 1.7배 높으며, 45세 이하 여성보다 무려 10배 높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은 65세 이후 가장 많이 진단되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65세에서 74세 사이 연령대에서는 45세에서 64세 사이보다 약 4배 더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남녀 모두에게서 폐암은 매우 흔한 암으로, 미국에서는 암 관련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다. 전체 암 사망 중 약 20%가 폐암 때문이며, 60세에서 79세 사이의 폐암 발병률은 60세 이하보다 3배에서 7배까지 높다.
방광암도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전체 방광암 환자의 90%가 55세 이상에서 발견된다. 특히 50세에서 64세 연령대는 그 이하 연령대에 비해 발병률이 최대 20배까지 높아진다.
췌장암 역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며, 70세 이상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이 연령대의 발병률은 55세 이하 연령층보다 4배에서 6배 더 높다.
이처럼 노화된 세포가 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이러한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을 치료 전략은 없을까? 과학자들은 이미 노화 세포를 제거해 암 발생을 차단하는 방법에 대한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연구자들은 특정 화합물과 약물을 통해 건강한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노화된 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실험 중이다. 현재 항산화제인 피세틴(fisetin), 포도씨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프로시아니딘 C1, 그리고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쓰이는 다사티닙(Dasatinib)을 조합해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해당 전략은 다양한 연령대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BBC) (Cancer Research UK) (Nature) (NIH)
노화는 암의 주요 원인? 상관관계 심층 분석
왜 나이 들수록 암 위험이 증가할까?
건강 노화
영국 암 사례의 절반 이상은 7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발생하며, 미국은 암 진단을 받는 평균 연령이 66세로 나타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암 발생률이 특히 높으며, 10만 명당 약 1,552명에 달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노화가 암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중요한 과학적 가설에 따르면, 사람의 나이가 들수록 원래 건강했던 세포가 점차 기능을 잃고 오작동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의 세포 성장 조절 및 손상 복구 메커니즘이 점점 비효율적으로 변하게 되며, 그로 인해 세포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축적된다. 현재도 이러한 노화 관련 암 발생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표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노화와 암 사이 어떤 연결고리가 숨어 있는지 더 자세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