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 왕실의 어릿광대, 이들은 왜 존재했을까? -

영화 속 중세나 르네상스 시대 만찬 파티 장면에 등장하는 어릿광대를 본 적이 있는가? 혹은 조커 카드에도 그려져 있는 이 광대들은 왜 그 시대 유럽 왕실에 존재하였으며 그들의 역활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재미와 오락을 넘어 왕실 내에서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재주꾼들의 유래와, 역사적으로 기록된 광대들의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 Getty Images

어릿광대의 유래 -

어릿광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대 이집트와 로마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은 궁중 어릿광대를 "발라트로네스(balatrones)"라고 불렀으며, 이들은 재밌는 이야기나 농담등 대한 대가로 돈을받는 일종의 오락인 이였다.

© Getty Images

동양에서는?! -

고대의 동양에서도, 동방박사라고 알려진 한나라의 학자는 연대기 작가들에 의해 "말이 풍부하고, 농담과 재치가 있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동방박사는 후에 무황제의 조정의 신임을 받는 신하가 되었다.

© Getty Images

"집안의 바보" -

유럽에서는 12세기 쯤에 "집안의 바보"라고 불리는 인물들에 대한 언급이 등장했다.

© Public Domain

푼수? 아니 버푼 -

그들은 버푼(buffoons)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대부분은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며, 교육 수준은 낮았지만 코미디언같이 특출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 Getty Images

'게슈투어' -

프랑스어로, 코미디 공연을 하는 사람을 '게슈투어'(jestour), 즉 농담꾼로 불렀다. 이들은 전문적인 이야기꾼 또는 대중 연예인을 묘사하는 단어인  jongleur 라고 불려지기도 하였다.

© Public Domain

귀족들의 세계로 -

중세 시대 유럽 전역에서는 광대들이 더 이상 떠돌이 공연자로 간주되지 않게되었다. 그들의 숫자 또한 군주나 귀족의 구성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 Getty Images

사회적 직업도 다양한 광대 -

게다가, 이 재미있는 인물들은 사회에서 다양한 일을 하기도 했었는데, 망한 학자이거나, 엉뚱한 수도승이 수녀와 함께 식모를 했다는 이유로 수도원에서 쫓겨난  사람, 뛰어난 언어적 음악적 재능을 가진 마을 대장장이의 견습생이기도 했다.

© Getty Images

중세 시대 -

중세 시대의 어릿광대는 다채로운 캐릭터였다. 그들은 밝은 옷과 괴팍한 모자를 썼다.

© Public Domain

그들의 소품 -

필수적인 소품으로 마로트(marotte)가 있었다. 이것은 지팡이같은 막대 끝에 미니어처 머리를 조각해 놓은 것으로 종종 웃는 광대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 Getty Images

중요한 소품 -

광대들은 마로트(marotte)를 자신의 말에 엔딩을 찍는데 사용하곤 했다.  마로트를 흔들어 보이며 한 마디 마디를 강조하곤 했다. 때로는 자신의 고용인이 분위기를 깰때도 이 지팡이를 흔들며 농담하기도 하였다.

© Getty Images

다재다능한 인물 -

재능이 다양한 광대일수록 사계절 내내 바빴다. 다시 말해, 고용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동원하기도 하였는데, 그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능력은 필수 조건이었다.

© Getty Images

민첩한 발재간 -

또는 몸이 유연하고 민첩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뛰어난 발재간으로 공중 곡예를 선보이며 곡예사로서 명성을 떨치기도 하였다.

© Getty Images

유능한 이야기꾼 -

또한 광대라는 직업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적성이 필요했다. 궁정의 방청객들에게 말로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란 쉽지 않은데, 유창한 이야기 꾼이여야만 가능했다.

© Public Domain

중세시개 개그 -

오늘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처럼, 중세 시대의 개그 또한 청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나 사건들에 대한 농담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NL Beeld

명성있는 어릿광대 -

군주를 웃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명성있는 어릿광대들을 고용하여 종종 딱딱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왕실 분위기를 바꿔주는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 Getty Images

전투까지 동행하는 광대 -

당시 유명했던 광대 Taillefer는 노르만인의 광대로 윌리엄 군주와 함께 전투에 동행하기도 하였다. Taillefer는 1066년의 헤스팅스 전투에도 동행하며, 군부대 내에서 검을 돌리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 Getty Images

방귀쟁이 광대 -

또다른 군주의 애정을 듬뿍받은 광대로 알려진 로날드(Ronald)는 프랑스의 헨리 2세에게 궁정의 어릿광대였는데, 그의 매우 특이한 재능 중 하나는 마음대로 방귀를 뀔수 있어서, 군주가 명령을 할때마다 방귀를 뀌었다고 한다. 

© Getty Images

웃음으로 사람까지 죽인 광대 -

이 광대에겐, "웃다가 죽을 뻔 했어요"는 재미있는 농담뒤에 따라오는 감탄사가 아니였다. 아라곤의 마르틴 1세의 광대는 보라(Borra)는 아파서 누워있는 군주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걸 듣고 너무 웃던 왕은 배를 부여잡고 웃으며 구르다 침대에서 떨어져서 사망하였다.  쇠약해진 군주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바닥에서 죽기 전까지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웃었던 것으로 전해져온다.

© Getty Images

정치적 철학의 조언마저 준 광대 -

Stańczyk 라고 불리는 16세기 폴란드 궁정의 광대는 세 명의 왕이 참석한 가운데 뛰어난 통찰력을 담은 이야기로 군주들에게 조언이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당시 제4차 모스크바-리투아니아 전쟁 동안 모스크바 시민들이 스몰렌스크를 점령했다는 소식에 괴로워했던 유일한 사람으로 그는 오늘날 뛰어난 지성과 폴란드에 대한 강력한 통찰력을 가진 정치 철학자로 기억된다.

© Public Domain

군주 눈치 잘 보는 광대 -

윌리엄 소머는 헨리 8세의 가장 잘 알려진 광대로, 군주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번 없애버렸던 성향을 고려하면, "왕의 바보"로 알려진 소머는 무시무시한 군주보다 더 오래 살았다. 결국 엘리자베스 1세의 통치 기간 동안 은퇴한것으로 알려졌다.

© Getty Images

여자 광대 -

제인 풀(Jane Fool)은 당시에는 굉장히 드물었던 여자 광대 였다. 그녀는 캐서린 파와 메리 1세의의 광대로 알려져있다. 제인 풀은 윌리엄 소머스의 부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람은 커플 옷을 입으면서 왕실에서 함께 공연하곤 하였다.

© Public Domain

흑인 노예에서 광대, 결국 궁중 신사까지 -

주앙 드 사는 궁정 광대의 기록에서 또 하나의 이례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포르투갈 왕 돔 주앙 3세와 그의 왕비 캐서린이 고용한 아프리카인이었다. 유럽에 노예로 끌려온 주앙 드 사는 그의 재치 있는 유머로 귀족여성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나중에는 궁정 광대가 되었다. 그는 또한 왕실 궁중의 신사로 승격되었다.

© Public Domain

궁중의 광대서 대중의 광대로 -

엘리자베스 1세의 궁정 광대이었던 리차드 탈턴은 또한 그의 지위를 뛰어넘어 엘리자베스 시대의 가장 중요한 배우들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만화는 "탈턴"으로 알려지며, 추후 '탈턴'이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극을 대중 오락의 한 형태로 바꾸도록 도왔고, 셰익스피어의 무대를 위한 길을 열었다.

© Getty Images

위트와 뛰어난 입담의 여자 광대 -

아마도 여성 광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헨리 3세, 4세, 루이 13세의 통치하에 프랑스 궁정에서 일했던 마투린 드 발루아였을 것이다. 그녀는 종종 아마존 전사로 분장하거나 남성복을 입었다. 또한 그녀의 입담이 너무 위트있고 뛰어나서 사람들은 그녀가 말만으로 개신교 신자를 다시 천주교로 개종하게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였다고 한다.

© Getty Images

난쟁이 광대 -

중세 시대에 고용된 많은 어릿광대들은 그들의 재치뿐만 아니라 외모 때문에 고용되었다. 그 예로 골격 이형성증(난쟁이)과 같은 신체적 기형을 겪는다면, 왕족 앞에서 공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그러한 사람들 중 한 명 세바스티안 드 모라는 스페인의 필립 4세의 광대였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이 유명한 그림은 낙담한 드 모라를 보여주는데, 이 그림은 데 모라와 다른 난쟁이 광대들에 대한 궁정의 대우에 비난을 암시한다.

© Getty Images

마술까지 하는 광대 -

제프리 허드슨은 왕실에 임명된 또 다른 난쟁이였는데, 그의 고용주는 1626년에 그를 고용한 헨리에타 마리아 여왕이었다. 그는 눈속임 트릭으로 당시 유명했는데, 순식간에 드레스에서 갑옷으로 바꿔 입는 공연들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마술 같은 기술이 없었던 때라 이러한 눈요깃거리가 인기 있었다.

© Getty Images

방탕하여 단명한 광대 -

잉글랜드 17세기의 비공식 어릿광대로 알려진 존 윌못은, 로체스터 2세는 와 찰스 2세 광대였다. 재치와 시적인 기질로 윌못은 궁중을 기쁘게 하는 데 탁월했지만, 그의 방탕하고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로 33세의 어린 나이에 사망하게 되었다.

© Public Domain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광대 -

스코틀랜드 광대 제이미 플리먼은 부동산의 큰손 레어드의 "바보"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플리먼은 전혀 바보가 아니었다. 지적이고 박식한 사람인 그는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광대"로 여겨지며 그를 고용한 레어드보다 더 명성이 높다.

© Public Domain

광대 이미지 -

붉은 코의 파르노스(Farnos the Red Nose)는 인기 있는 러시아 문화에서 사랑받는 캐릭터로 러시아에서 어릿광대는 일반적으로 나이많고 못생긴 노예-하인들 중에서 선택되었다. 나이가 많을 수록 더 많은 이야기와 농담을 잘 묘사 하는 것으로 인식했으며, 파르노스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음악적 재능과 야생 멧돼지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러시아 옛날 이야기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

© Getty Images

셰익스피어와 광대 -

문학을 통해 어릿광대를 대중화한 사람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어릿광대는 반복되는 캐릭터 유형으로 등장하며 '한여름 밤의 꿈', '좋아하는대로', 그리고 유명한 '리어왕' 등의 연극에서 이러한 캐릭터들을 볼 수 있다.

© NL Beeld

혁명과 함께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 광대 -

18세기 후반에는 어릿광대가 사실상 과거의 인물이 되어버렸다. 영국에서는 복원 시대로 인해 이미 17세기에 이 전통이 사라졌고,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혁명으로 왕정이 폐지되면서 어릿광대의 전통도 종식되어지게 된다.

출처: (University of Chicago Press) (Britannica) (World Encyclopedia of Puppetry Arts) (Taking On the World) 

© Public Domain